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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일강>6/20/2019 기대하지 않고 공연을 본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자리를 뜨며 한마디씩 하거나, 바로 검색을 해본다. '그 배우 대체 누구야? 연기도 잘하면서, 춤도 잘추던...' 바로, 연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멀티남'으로 1인 8역을 소화하고 있는 대학로의 대세배우! 김일강과 인터뷰를 나누었다. 공식 질문) 자신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 김일강입니다. 현재 대학로에서 연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연극 ‘오마이갓’이라는 작품으로 무대에 서고 있으면서, 종종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처음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는지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B-boying을 했습니다. 춤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하는 걸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 대회도 나가면서 춤을 추고 다녔는데, 문득 미래에 대한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커서 뭘 하지?’라는 생각하던 중, 어머니의 권유로 드라마 작가분을 통해 ‘김지수 연기아카데미’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상담을 하던 중, 어떤 학생이 ‘선생님~’하면서 수업을 하러 들어왔는데 다름 아닌 배우 권상우 선배님이었습니다. 그걸 보고나서 바로 다음 날부터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이었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면서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그 연기학원 다니면서 만난 인연들 중, 지금은 대성한 연기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대표적으로 구혜선 누나랑 (유)아인이랑은 같은 시기에 연기공부를 했던 동료입니다. 처음에 배우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네가 무슨 연기야?’라는 말들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정말 친한 친구들은 저를 지지해 줬고 심지어 미리 자랑까지 해줬어요. ‘나중에 큰 배우가 될 거라고’ 그리고 가장 큰 버팀목이 되었던 건 가족이에요. 한번은 배우를 하면서 ‘진로를 바꿔볼 생각이 없냐’라는 권유에도 끝까지 버티고 있었는데, 지금은 누구보다 지지하고 응원해 주고 있어요. 당시 연기학원은 입시 전문이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 ‘대학 입시반’이 생겨났고, 그때, 입시를 위해 관련 학과가 있는 많은 대학교를 알아봤습니다. 대학교를 알아보다가 명지대학교 문화 예술학부 공연예술전공 학과가 생긴다는 정보를 듣고 지원하게 됐었습니다. 교수님이 송승환 교수님과 이태원 교수님이란 소식만 듣고 지원을 했었어요. 다른 대학의 경우, 즉흥연기, 자유연기, 지정연기, 장면연기(지정된 희곡 중 한 장면을 실연), 특기 등 여러 가지가 입시 요강에 포함되어 있는데 명지대는 처음 생긴 신생학과다 보니 정말 아무런 정보가 없이 그저 ‘면접’이라는 두 글자만 나와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서, 실기시험을 위해 말 그대로 ‘모든 걸’ 준비했었습니다. 실기시험을 치르러 학교에 가니 송승환 교수님과 이태원 교수님 외에 몇몇 분이 앉아계셨고 정말 ‘모든 걸’ 다 시키셨어요. 지정연기, 자유연기, 노래, 춤을 다 하고 나왔는데 뭔가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합격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나중에 합격통보를 받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기도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온다’라는 걸 몸소 배운 귀한 기회였습니다. ‘연극영화과’인 줄 알고 입학을 했는데, 학기 중간에 휴학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그 사이에 ‘뮤지컬공연’으로 과 자체가 이름을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뮤지컬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명지대 뮤지컬공연 전공 1기로, 제 동기는 가수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그리고 역시 동방신기의 전 멤버이자 현재 JYJ 멤버인 김준수, 가수 슈퍼쥬니어의 동해, 그리고 1년 후배는 배우 김지철, 5기 후배는 가수 씨스타 보라까지 함께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리고 일면식은 없지만, 배우 박보검 역시 8기로 후배입니다. 자랑스럽게도 모교는 전도 유망한 연예인의 등용문이 되어가고 있으며, 지원 경쟁률은 매년 올라가는 추세입니다. 배우의 진로를 택한 미련은 늘 하게 됩니다. 힘들 때마다. 작품이 없을 때마다. 오디션이 떨어질 때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 같습니다. 직장인들도 힘들 때 ‘하~! 퇴사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한 번쯤 하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는 다르죠. 공연하면서 사람들의 박수나 웃음소리를 보고 있으면, 또 ‘이 맛에 배우 하는 거지’라는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 미련은 싹 사라집니다. '배우 김일강'의 첫 무대, 첫 촬영은 어땠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 시절 스승이신 차태호 교수님께서 극단 ‘지구연극연구소’의 연출님으로 활동하고 계셨어요. 당시 ‘복어’라는 연극 작품을 하고 계셨는데 문화 소외지역 공연을 가야 한다고 저에게 함께 하자는 말에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합류했습니다. 제 역할은 처음에 잠깐 나오고 죽는 것이었어요. 역할 이름이 ‘골룸’이였는데 그때가 저의 첫 무대였습니다. 교수님을 비롯한 다른 제작진, 배우분들과 함께 스타렉스 타고 다니면서, 언제 한 번은 타이어가 터져서 스페어타이어로 갈아 끼고, 펑크 난 타이어는 끌어안고, 차 안에 낑겨서 지방 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지방 돌면서 그 지방의 특산물도 먹고, 그때는 매일 술을 많이 마셨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술을 정말 잘 마신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마지막 공연은 ‘거창국제연극제’에서 했었는데, 그때는 진짜 많은 사람이 공연을 보러왔고 많은 박수를 받았었습니다. 정말 행복했어요. 2학년 1학기 방학 한 달 내내 문화 소외지역을 돌아다니며 공연했는데, 그때 받았던 보수가 단돈 5만 원이었어요. 하지만 그땐 교수님도 사비 털어서 했던 공연이었고, 저도 첫 데뷔무대였으니까 돈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돈보다 더 귀한 경험을 얻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아요. (웃음) 첫 영상촬영은 대학교 2학년 때 같은 학부 영화과 교수님 중에 황규덕 교수님이 계셨는데 당시 ‘별빛 속으로’라는 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이 들렸어요.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저희 공연예술학과 학생들을 영화에 출연을 시킬 계획으로 오디션을 보셨었고요. 사실 오디션은 형식뿐이었고, 어느 장면에 쓸 건지 고르는 이미지 오디션이었어요. 그렇게 해서 저는 ‘현재 학생’ 역으로 캐스팅되어 배우 정진영 님과 함께 ‘영화’라는걸 처음 촬영하게 되었죠. 영화 촬영을 위해 그렇게 많은 제작진 인원이 동원되는지 처음 알았어요.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조명, 음향, 카메라 등 모든 게 합이 맞아야 하고... 영화는 정말 힘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첫 영화, ‘별빛 속으로’는 아쉽게도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찾아보세요. 제가 대사도 칩니다. (웃음) 현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연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어떤 작품인가요? 연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2013년 방영된 이종석, 이보영 주연의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비슷한 소재지만 내용은 완전히 달라요. 거짓말을 전혀 못 하는 ‘수지’라는 여자와 ‘민준’이라는 남자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감전으로 인해 ‘민준’이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생기는 우여곡절을 코믹과 감동, 그리고 약간의 스릴러를 가미한 연극입니다. 연출을 맡으신 김완수 감독님이 직접 대본도 쓰셨는데 대학로에서 연극 ‘핫식스’, ‘오마이갓’, 그리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까지 세 작품을 모두 연출하고 극본을 쓰셨습니다. 그리고 이 세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한 설앤수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십니다. 제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맡은 배역은 ‘멀티남’인데 ‘멀티’라는 단어 그대로 여러 가지 배역을 연기합니다. 사장부터 시작해, 사장 딸인 체리, 꼬마, 건물주, 소개팅남, 센 캐릭터, 힙합 남, 도깨비. 이렇게 1인 8역을 합니며. 저도 인터뷰하면서 처음 세어보네요.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다니…. (웃음) 제가 연극을 하기 전에는 뮤지컬만 하다가, 스물아홉 살이 되고 나서, 대학로를 처음 나오게 됐고, 연극이 하고 싶어서 무작정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 첫 작품에서 함께했던 연출을 맡은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제작진, 배우분들과 정말 즐겁게 작업을 했었습니다. 그게 인연이 되어 4년 뒤에 저를 연극 ‘핫식스’를 위해 다시 불러주셨고, 다음 작품이었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오디션 없이 캐스팅해주셨습니다. 한 달간의 연습 기간 후, 작품을 본 관객들의 반응과 후기를 반영하여, 조금씩 씬을 바꿔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2018년 12월, 첫 공연이 시작되었으며, 유료관객 객석 점유율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는 한 공연은 이어집니다. 장소는 대학로 봄날아트홀 2관이고, 평일 (월, 화, 목, 금)은 오후 7시, 주말 (토, 일)은 오후 5시 30분에 공연이 있고, 수요일에는 공연이 없습니다. 저는 8월까지 공연하니, 연극을 아직 접하지 않은 분들은 보러오세요. 지금까지 많은 활동 중 단연 연극에 집중을 많이 했는데, 연극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연극은 컷 없이 한 번에 쭈-욱 간다는 게 매력입니다. NG에 대한 부담감은 엄청나요. 공연을 하다 보면 매일 하던 대사였는데 갑자기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블랙아웃이 될 때도 있어요. 그 상황에 필요한 것이 ‘애드리브’ 입니다. 물론 재미를 위해 쓰는 애드리브도 있지만, NG가 났을 때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위해서도 애드리브는 필요합니다. 블랙아웃이 되면 생각지도 못한 애드리브가 저도 모르게 나올 때가 있어요. 그건 말 그대로 배우들 안에 숨겨져 있는 잠재능력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끼리 웃죠. 관객분들은 모르는 출연 배우들의 소소한 일상이기도 합니다. 연극은 뮤지컬과 달리 연기 하나로만 해결해야 합니다. 뮤지컬은 극적인 상황이나 즐거운 상황 등을 노래나 춤으로 풀어내지만, 연극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상과 다른 점은 관객 앞에서 직접 연기하며, 관객을 만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관객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참여형 연극을 만들 수 있어요. 또한, 연극의 묘미는 커튼콜이죠. 마지막에 사람들이 쳐주는 박수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실시간으로 터지는 웃음, 관객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연기, 모든 게 연극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극 작품은 따로 없지만 특별한 배역이 있다면, 핑크빛 기류의 여자주인공과 썸타는 남자 주인공 역을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감독님은 항상 멀티만 시키네요. 감독님! 다음 작품에서는 꼭 참고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웃음) ’배우‘가 되어서 가장 '좋은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좋을 때는 사람들이 길에서 알아볼 때랑 SNS를 통해 ’작품 너무 잘 봤다‘는 감사 인사 메시지를 받거나 댓글을 접할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저는 사실 맨 처음에 인기 높은 배우가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한번 사는 인생, ’김일강이라는 배우가 있었다‘라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사람들이 길에서 알아봐 주시면 참 좋아요. 특히 요즘 들어 많이 알아봐 주시는데,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한 번은, 동네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있는데, 간호사분이 ’어? 배우 아니세요? 공연 봤어요!’라고 하셔서, 누운 상태로 ’어유, 감사합니다!’라고 서로 인사하면서 민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기분 좋았어요. 반대로 배우로서 가장 힘들 때를 이야기하자면, 연극배우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선입견과 인식이 가장 힘듭니다. 힘들다기보다는 제가 ’연극배우‘, ’뮤지컬배우‘, ’영화배우‘ 같이 분야를 구분되게 나누는 호칭을 싫어합니다. 연기하면 그냥 ’배우‘지 분야에 대한 선을 긋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시대에 장르 하나에 집중하는 배우는 극히 적습니다. 저 같은 경우, 연극을 주로 하지만, 기회가 되면 드라마, 영화도 찍고, 심지어는 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칠 때도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뛰면 뛰는 만큼 일하는 직업인데, 왜 배고픈 직업이라고 인식하는지 모르겠어요. 시대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배우도 이젠 ’배고픈 직업’이라는 사회의 인식은 사라졌으면 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인가요? 설경구 선배님을 가장 좋아합니다. ’공공의 적’을 우연히 보게 된 후로, ’저 배우처럼 연기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되었고, 그때부터 설경구 선배님은 저의 롤모델이 된 것 같아요. 저는 연기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체형, 말투, 걸음걸이 등 그 모든 것을 배역에 맞추고, 흡수하여 연기하는 설경구 선배님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정동극장으로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관람하러 갔는데, 우연히 같은 공연을 관람하러 오셨던 설경구 선배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영화에서만 보다가 실제로 뵈었을 때의 기품은 잊을 수가 없네요. 공식 질문)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 7월부터 올라가는 연극 ’오마이갓‘을 연습 중입니다. 저의 꿈은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모든 분야의 가름없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 밖에 길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실력만 있는 배우‘가 아니라 ’실력도 있고, 인성도 바른 배우’로 미래에 남고 싶습니다. 그런 제 미래를 위해,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제가 하는 작품 많이 보러 와주세요! 인터뷰 Avec 'G' 글렌다박 수석기자 사진 제공: 김일강 <ⓒ “Avec G” 무단전재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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